SW 개발은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인생을 걸고 도전해야 하는 마라톤과 같은 것입니다.




‘3대 도전’… 세계 최대 이통전시회 ‘MWC’ 15일 개막


언론에 삼성 바다폰에 대한 기사가 나왔네요. 호의적인 얘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얘기도 있고.... 하지만 제가 보는 삼성 바다폰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입니다. 왜 그러느냐? 진정한 OS냐, 아니면 껍데기 플랫폼일 뿐이냐, 이런거 다 떠나서 바로 한국의 명절인 "설연휴" 시기에 전시회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전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바쁘고 고된 일인지 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외국에서 진행한 전시회 발표라 하더라도 삼성 바다폰의 프로젝트 중요 구성원들은 한국인들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머나먼 타향에서라도 집에서 떡국이라도 먹을 수 있는 여유는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용 SW, 공개 SW, 오픈 소스 등은 "대박"에 의해 하루 이틀만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닙니다. 제가 자주 접했었던 오픈 소스만 한번 볼까요? winpcap, openssl, sofia sip library, vnc, xvid, speex, ... 대부분이 거의 10년이 다되어 가거나 10년이 훌쩍 넘은 것들입니다.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운영을 해 나가야만 나중에 가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연휴에도 일을 하는 충성심을 강요하는 이러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을까요? 희생이 강요되는 환경에서는 개발자들의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고, 이직을 하거나 회사를 옮기거나 직종을 바꾸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여 그간 쌓아온 노하우들의 축적과 전수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합니다.


국내 SW 산업이 발전을 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SW 개발을 단기간에 이루어 내려고 하는 한국인 특유의 조급함과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단기적 성과 의식때문입니다. 문제는 회사의 직원들 스스로도 그러한 행위(휴일을 반납하고 일을 하거나 야근을 해서라도 일정을 맞추려고 하는 생각)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아마 "삼성"이라는 조직의 분위기까지 더해 졌겠죠?


물론 이러한 개인의 희생에 의해서 짧은 기간에는 성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SW 개발은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인생을 걸고 도전해야 하는 마라톤과 같은 것입니다. 또다시 이런 식으로 미화되는 언론 보도가 나오지를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