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MBC에서 방영한 TV 프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에는 어떠한 사람(해커)이 나와서 특정 SNS 사이트를 해킹하였고, 특정 회사를 거론하면서 일방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답답하다는 생각만 들었었습니다. TV 프로가 이렇게밖에 나갈 수 없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했었죠( 당시 생각 ).


얼마전(10월초쯤)이었습니다. 후배한테서 SBS에서 다큐멘터리 방영에 취재를 한다는 얘기나 나오면서 저한테 연락이 왔었습니다. 해킹 시연을 해야 한다고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SBS 담당자랑 연락이 되어서 전화상으로 긴 시간동안 얘기를 하였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 저에게도 인터뷰 취재를 하고 싶다고 얘기가 나왔었는데, 전 그냥 정중하게 거절을 했었습니다.


A라는 사람이 "아"하고 얘기를 하면 그것이 와전되어 일반인들에게는 "어"로 전달이 되기도 합니다. 유독 해킹/보안 분야는 이러한 습성이 강한 지라,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언론에 의해 다르게 표현되어 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 왔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욕 먹는 것은 참고 무시할 수 있으나, 같은 IT, 보안 방면의 사람들에게까지 욕윽 먹는 것은 부끄러우면서도 참기가 어렵습니다. 악플을 받아 본 사람은 알겠지만, 딴 사람이라면 몰라도 바로 옆의,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좋지 않은 얘기를 듣는 것은 정말이지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끼는 후배가 또 저와 같은 전철을 밟을 까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SBS TV 프로를 보고 나서는 제가 가지고 있던 걱정이 말 그대로 우려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방송이 나갔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TV 프로의 특성상  선정적인 내용이 보이기는 했으나, "보안이 형편없다, 이래서 무엇을 믿고 살겠는가?"만을 강조하던 예전의 TV 방송과는 다르게, 인터넷 시대의 어두운 부분이 존재를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다는 것, 특히 아끼는 후배가 부각되어 나온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f0004499_4aeea7114e583.jpg


아, 그런데 마지막 장면, 키보드를 누르면 한마리 새가 날아 가면서 세상을 환히 비추는 장면은... ㅎㅎ 어쩌죠?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저뿐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