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미상


<푸세식 화장실 사용법> 

어느 절은 아직도 푸세식을 사용했읍니다. 
즉, 재래식인데, 이 구조는 알다시피 밑으로는 똥통이 있고 
졸거나 실수로 빠지지 말라고 
위에 밧줄을 매달아 놓은 형태 입니다. 
이 재래식 화장실에서 똥을 싸면 밑에서 똥물이 튀어서 도저히 
일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엉덩이가 젖어서 옷을 입을 수가 있어야죠. 
하지만, 이 절의 스님들은 모두 무술과 도를 닦는 중이기 때문에 이것을 
공부라 생각하면서 훌륭하게 그 똥물을 피하면서 볼일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도와 무술을 닦는 경지에 따라서 
볼일 보는 방법이 각기 다른 것이었습니다. 

일 년 된 스님은 기초가 안되어 있어서 움직임이 제일 많습니다. 
똥을 싼 후 앉은 상태에서 얼른 앞으로 어기적어기적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등 뒤로 다시 똥물이 올라왔다 내려가면 다시 뒤로 어기적어기적 
후퇴해서 누는 행태를 반복합니다. 

이 년 된 스님은 운동량을 줄어서 한 발을 고정시킨 후에 똥물을 튈 때, 
한 발을 축으로 빙그르 한 바퀴를 도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80도 정도 도는 순간에 
똥물은 등 뒤로해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삼 년 된 스님은 이제 두 발을 모두 움직이지 않습니다. 
요령이 생겨서 똥물이 튀면 엉덩이와 몸을 살짝 꼬면서 왼쪽,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씁니다. 

사 년 된 스님부터는 외공을 닦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반복합니다. 
똥물이 튀어 올라올 때 일어나면 똥물은 엉덩이가 아닌 허공을 맞출 뿐입니다. 

오 년 된 스님은 본격적으로 전신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똥물이 튀어오르면 줄을 타고 후다닥 올라갔다가 
똥물이 내려가면 다시 내려오는 훈련을 반복합니다. 

육 년 된 스님은 이제 힘을 길렀기 때문에 기고를 기르는데, 줄을 타고 
타잔처럼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미사일 폭격하듯이 정확하게 똥통 위 구멍을 지 날 때 
똥을 쌉니다. 
그래서, 똥물은 앞으로 갈 때 등 뒤로 튀어 오릅니다. 이 단계는 정
말 고도의 정확한 기술을 요하는 단계입니다. 

칠 년 된 스님부터는 이제 동적인 외공보다는 정적인 외공을 익힙니다. 
그래서 앉은자리에서 똥을 누고 올라오는 똥물을 다시 똥을 싸서 맞힙니다. 
다시 올라오면 다시 똥을 끊어 싸면서 맞히고 ... 

팔 년 된 스님부터는 내공을 배우는 단계로 들어갑니다. 
제일 첫 단계는 역시 기를 언제나 끊어지지 않고 고르게 발산하는 단계 
그래서 똥을 한 줄로 끊어지지 않게 쌉니다. 
그럼, 똥은 마치 떡가래가 또아리를 틀듯이 조용하게 바닥에 닿은 채 
단 한 번의 똥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구 년 된 스님은 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쓰는 방법이 똥을 염소 똥처럼 작게 끊어 싸기. 
똥이 작기 때문에 똥물이 거의 튀지 않습니다. 

십 년 된 스님은 이제 내공의 최후 단계인 온몸의 기를 한꺼번에 방출할 수 
있는 단계가 됩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똥을 스프레이처럼 한 순간에 후확하고 뿌러 주는 방법. 

순식간에 분무기 뿌리듯이 퍼져 나간 똥들은 사뿐하게 똥통을 덮어줍니다. 

십 년을 지나면 방장이 됩니다. 
방장이되면 이제 그동안 닦은 외공과 내공을 모두 이용하여 본격적인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원하는 크기로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힘을 주어서 배출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쓰리쿠션 기술. 
즉, 똥을 싸되 밑으로 싸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옆으로 날려서 벽을 맞추고 다시 벽과 벽을 맞춘 뒤에 똥통에 떨어집니다. 
이때 이미 쓰리쿠션을 먹으면서 똥이 가지는 힘은 거의 사라져서 똥은 사뿐히 똥 
통에 
가라앉게 되는 것입니다. 

방장을 거치면 주지가 되는데, 
이 주지 스님이 되려면 자연 속의 모든 사물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깨달음의 경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주지 스님이 쓰는 방법을 보면, 먼저 가져온 신문지의 가운데를 십자 형태로 구멍을 낸 뒤에 깝니다. 
그리고 그 신문지 끝을 발로 누르고 십자 구멍 위로 똥을눕니다. 
그려면 똥은 무게를 못 이겨 떨어지지만 똥물을 올라오다가 신문지에 막히게 되는 것입니다. 

주지를 거쳐서 마지막 큰스님의 단계가 되면 그야말로 일상생활 속의 도를 실천하게 됩니다. 
큰 스님은 신문지를 가져오면 신문지를 펴고 그 위에 똥을 눕니다. 
그리고는 발로 신문지를 밀어서 똥통에 집어넣는 것입니다. 

이처럼 평범함 속에 깊은 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