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내 정부의 정책중에 SW 분리 발주 제도를 제외하고 그 어떠한 정책도 제대로 된 정책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SW 분리 발주 제도도 공무원 담당자들의 기피(책임회피)로 인해서 제대로 집행이 되기 힘든 상태이죠. 정부의 정책중에 가장 황당한 정책중의 하나가 바로 SW 기술자 신고 제도인데 오늘 관련 기사가 났군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30&aid=0002068940



이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SW개발자들의 경력을 깎아 먹는 제도로 변질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이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나요? 애초부터 말이 안되는 제도라고 사람들이 그렇게 강조를 했는데도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봐야 아나요? F1 그랑프리 대회 출전한 선수에게 "당신은 운전 면허증이 없으니 상금은 80%만 줌" 하고 있다는 제도라는 것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데 정작 정부만 몰랐던 모양이네요.


한국SW산업협회는 이와 관련, 최근 SW기술자 신고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개발자들을 학력과 자격증으로 등급을 매기는 정량적 평가 대신 실제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판단하는 정성적 평가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코딩, 설계 등 개발자들의 현장 경험을 반영해 경력을 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딩, 설계 등 개발자들의 현장 경험을 반영해 경력을 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 정부가 어떻게 현실을 반영하는 경력 산정을 해 줄 수 있나요?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개발자들의 제대로 된 경력 평가는 아무도 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평가 기준을 변경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닙니다. 결론은 폐지밖에 없습니다.


회사마다 선호되는 SW 기술자의 자질은 다 다릅니다. 현실적으로 따져 보죠. 지방 출장이 많은 회사에서는 남자를 선호하고, 외국 관련 업무를 하는 곳에서는 외국어 능력 따집니다. 투자 받아야 하는 경우 연구소 직원들의 학력도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는 경력 곱하지 0.8", "토익 900 점 이상은 경력 곱하기 1.2", "서울대 출신은 곱하기 1.5", ... 이렇게 대놓고 명문화할 건가요? Device Driver 만드는 회사에서는 C & Assembly 잘하는 사람 선호하고, 웹 에이전시 회사에서는 php, asp 잘하는 사람 선호하고 글로벌 기업에서는 수학 & 논리적인 분석을 잘 하는 사람 선호합니다. 정부가 일일히 이러한 세부적인 능력을 검증해준다는 말 자체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는 정보 처리 자격증 보유한 개발자를 선호합니다" <- 이런 회사는 태어 나서 단 한군데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회사와 SW 기술자의 관계는 남녀의 관계와 같습니다. 회사는 자가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되는 개발자를 찾게 되고, 개발자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회사를 찾게 되고... 알아서 연결이 되는 회사와 직원간의 자연스로운 계약 현상을 가지고 정부가 알아서 남자 & 여자 점수 매겨 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결혼 정보 회사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가만히 있는 게 도와 주는 거다. 제발이지 정부는 뭘 해도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