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여기 저기 홍보를 합니다. 제품이 알려 지고 나서 업체에서 제품의 설명이 끝나고 나서는 제품 가격에 대한 협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이며 당연한 것입니다. 팔려고 하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비싼 값에 팔고 싶어 하고, 사려고 하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하려고 하죠.


그런데 국내 대기업은 가격의 협상 레벨이 아니라 "후려치기" 레벨인 경우가 다반사. 거의 공짜에 가까운 희생을 강요하는 가격을 제시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협상이 가능한 것은 바로 자신 대기업에 판매를 하면 "referential site"를 만들 수 있다는 좋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문제는 referential 만 구축하다가 볼 일을 다 본다는 거죠. 시간과노력을 들인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referential만 죽어라 구축하다가 제대로 된 보상 없이 SW의 생명력이 끝나게 됩니다.


아는 중소업체 사장님의 경험담입니다. 제품이 일본 관계 기업에 소개가 되어 일본에 출장을 가서 제품 소개를 하였다고 합니다. 미팅이 끝나고 나서 나오는 말,


"いくらですか(얼마입니까?)"


사장은 순간 당황했다고 합니다. 대기업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근거로 단가를 산정해 오던 국내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만든 업체에서 가격을 제시를 하는 당연한 것인데도 말이죠.




씁쓸한 기사 하나 나왔습니다. 애플 이익률이 삼성의 3배..`껍데기 IT강국` 자성


애플이라는 회사의 수익 구조가 좋다는 내용과 SW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기사가 나오면 일반인들은 생각을 하겠죠. "왜 우리나라는 이러한 회사가 없는 거야?" 그런데 말이죠, 만약 이런 애플과 같은 회사가 국내에 있다면 어떻게 되는 줄 아십니까? 백이면 백 세무조사부터 들어 갑니다. 배알이 뒤틀려 탐탁치 않게 바라 보는 데가 한두군데가 아니기 때문이죠.


또 걱정만 들게 하는 기사. 아이폰 쇼크에 정부 SW산업 대책 내놔


기사만을 봤을 때에는 참으로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러한 정책이 쏟아 질때마다 "긍정적일 것 같다"라는 기대만 존재해 왔을 뿐이지, 실제로 "긍정적인 정책"은 거의 없어 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러한 정책의 결론은 뻔한 뻔자입니다. 엄한 SW 개발자 양성이랍시고 학원 배불리게 되고, 제대로 된 소양을 갖추지 못한 개발자들의 붕어빵 찍어 내어 SW 산업의 질서를 또 다시 흩뜨려 놓겠죠. 또한 실제 R&D에 뛰어한 업체나 학교를 선정할 수 있는 변별력 없는 정부 관계자 몇명에 의해서 Paper 작업만을 잘하는 일부 업체에게 정부 프로젝트 과제가 나눠 떨어 져서 엄한 곳으로 국민의 세금이 세어 나가겠죠.


이러한 정부 정책 다 필요 없습니다. 단 하나, 제대로 된 제품에는 제대로 된 보상이 이루어 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은 정책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고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사농공상이라는 유교 기반의 뿌리 깊은 한국인들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게 쉽지가 않은 거죠. 그것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무작정 돈 퍼주기만을 하니(그것도 제대로된 곳에 지원이 되면 모를까 엄한 곳에 쓰여 지는 경우를 참으로 많이 봐 왔습니다) 제대로 된 정책이 집행될 수가 없는 것이죠.


제가 학부생때 대학원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거의 혼자 다 일을 진행을 했습니다. 프로그램 작성에서부터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들의 정리까지. 나중에 나온 논문을 보니 제가 작성한 자료를 C&P만 했더군요. 그때 저는 2개월 작업에 200만원을 받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1억짜리 국가 프로젝트였더라구요. 참, 그때 세상이 이런 거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었더랬죠.




그나마 지금까지 정부 정책중에서 박수를 보낼만한 것이 바로 "SW 분리 발주 정책"입니다. 거의 아무런 일을 하지 않으면서 갑-을-병-정의 시스템에 의해 실무자들에게는 인심 쓰는 듯 떡고물 나눠 주듯이 이어져 온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하죠. 하지만 책임 소재를 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제대로 된 정책의 집행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 제대로 안되는 거죠.


정부 스스로마저도 조달가 무시하고 "공짜 없어요?"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결론은 정부는 "올바른 상품(제품, 서비스, 개발)에는 올바를 대가를 지불해 줄 수 있는 시스템"만을 마련해 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