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00년도 쯤일겁니다. 그때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97년도에 나온 워드프로세서를 가르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초딩들도 다 워드 칠 줄 아는 마당에 학교에서 철 지난 워드프로세서를 가르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건 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아마 지금쯤은 바뀌었겠죠? ^^

만약 제가 교육부장관이 되어서 학교 커리큘럼에 컴퓨터와 관련된 과목을 넣게 된다면 어떤 과목을 집어 넣을까 하는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쓸데 없는 고민이었죠 ㅎㅎ). "컴퓨터와 인터넷의 사용이 늘어 났으니 그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정규 과목으로 넣어야 겠고.... 어떤 내용을 초중학교 과정에 넣으면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한 툴 사용은 아는 듯 싶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한 결과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간단한 프로그래밍 과목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특정 툴의 사용은 시간이 지나면 쓸모 없게 되지만,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학습하는 것은 컴퓨터를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과연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1부터 100까지 더하는 식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가 있습니다. 물론 프로그래밍 능력이 없어도 컴퓨터 사용하는데 별 지장도 없고 불편함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그러한 기초 프로그래밍 과정이 필요할까요? 그건 바로 기본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IT기업에서 웹 개발자를 뽑는다고 가정합시다. 그 기준은 회사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그냥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ASP 잘하는 개발자, PHP 잘하는 개발자를 뽑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으로 갈 수록 그러한 경향은 달라 집니다. 기본을 봅니다. 자료구조, 이산수학에 대한 이해를 잘 하고 있는지를 보고, 알고리즘을 잘 이해하고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 능력을 평가합니다. 물론 영어 능력을 간과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거구요.

외국의 경우에는 이력서를 쓸 때에 사진 동봉, 나이 및 성별 기재, 결혼 유무 등은 적지 않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는 순수 능력을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데에 다른 외적인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학력은 반드시 봅니다. 경력 못지 않게 학력은 반드시 보게 되고, 이는 글로벌 기업일 수록 그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한국에서만 학력을 따지는 것은 아닙니다. IT 선진국도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왜 유독 학력을 중요시하게 볼까요? 그것은 바로 학력은 대부분 사람들의 된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이면서도 보편화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보다 보면 "특정 자격증을 보유하면 유학을 갈 수 있다", "자기네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취업이 안된다", "자퇴하고 자기네 학원 다녀라"라고 하는 말들을 보게 되는데 그런 얘기에 대한 논의는 접어 두고서라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실은 "학력을 중요시한다"라는 겁니다.

요즘 들어 저도 다시 공부에 대한 미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틈이 나는 대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가능하다면 예전에 하지 못했던 석사 과정을 밟고 싶습니다. 공부하는데 나이가 장애가 될 것이라는 걱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XSS Attack, SQL injection을 방어하는 툴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테크닉을 공부하기 보다가는 기본을 익히는데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